[이흥수 약사의 건강칼럼] 구충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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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흥수 약사의 건강칼럼] 구충제

 
▲1. 여러가지 기생충의 모습
 
▲2. 약물 대사를 방해하는 자몽

▲3. 홍콩 구충제 중 하나인 메벤졸

▲4. 홍콩 내 정식등록된 신풍제약 버미플루

안녕하세요 홍콩약사입니다. 오늘은 구충제에 대해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약국에서 구충제는 꾸준히 손님들이 찾는 친숙한 약입니다. 

우리 체내에 침입한 기생충은 기생하는 장기를 망가뜨리며, 우리가 섭취한 영양소를 빼앗아가 빈혈과 같은 영양결핍 문제를 일으키기도 합니다.
샐러드, 상추같은 생야채나 회를 먹다보면 여러가지 기생충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보통 1년에 한두번 정도는 구충제를 복용할 것을 권장하곤 합니다. 

최근에는 구충제가 당뇨, 아토피는 물론 암 치료에도 효과가 있다는 주장이 나와 큰 이슈가 되었습니다. 존스홉킨스대학을 비롯한 유수 연구기관에서도 긍정적인 보고가 있었다고도 합니다.
하지만 관련 임상 데이터는 아직 충분하지 않아 투여량, 유효성 등이 정립되어 있지 않고 상당한 부작용마저 우려되므로 장기간 복용하시는 것은 절대 추천해 드리지 않습니다. 

한국에서는 한동안 너도나도 사재기하는 바람에 품절이 되곤 했는데 홍콩에서는 그런 일이 없어서 트렌드와 국민성의 차이에 대해 한번 더 느끼게 되는 일도 있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구충제는 benzimidazoles계통의 mebendazole, albendazole, flubendazole 등이 있습니다. 회충, 요충, 편충, 십이지장충 등 흔한 기생충 제거를 위해 복용합니다. 

작용기전(메카니즘)은 1. 기생충의 장 세포를 망가뜨려 에너지(glucose) 섭취를 못하게 하고, 2. 세포분열을 방해하여 산란능력과 기존의 알의 부화를 억제하는 것입니다. 

구충제는 체내흡수율이 일반적으로 5% 이하로 매우 낮기 때문에, 장내 기생충에게 비교적 선택적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2세 이상이면 부담없이 복용하게 됩니다. 하지만 임산부는 임상 데이터가 없으므로 복용하지 않도록 합니다.

부작용으로는 종종 두통이나 간기능이상을 일으키므로 특히 장기적인 복용은 간에 위험성이 커서 피하도록 해야 합니다. 

흔히 쓰는 위장약 cimetidine, 스테로이드 제제, 과일 중 자몽은 구충제의 방출을 억제해 체내 농도를 높이게 됩니다. 그중에서도 자몽은 체내 각종 화학물질을 처리하는 효소군(cytochrome P450 group)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므로 평소에도 약을 복용하시는 분들은 자몽을 드시지 않기를 권합니다. 

참고로 이런 흔한 종류의 기생충이 아닌 '디스토마'의 경우는 장이 아닌 간이나 폐에 기생하게 됩니다. 간디스토마의 경우, 지속적인 상복부통증, 소화불량, 위장출혈, 황달 등의 증세를 나타낼 수 있습니다. 

장기간 놔두면 간염, 간암 등까지 일으키기도 한다고 합니다. 일반적인 구충제로는 듣지 않으며 praziquantel이라는 약물로 치료해야 합니다. 

현재 제가 근무 중인 약국에서는 2가지 종류의 구충제를 취급하고 있는데, 마침 친숙한 한국 신풍제약 플루벤다졸이 있어 저도 개인적으로 아이를 키우는 가장으로서 가끔 아이가 항문이 가렵다고 할 때면 구충제를 사다 먹이곤 합니다. 

위에서 언급한 구충제들 모두 홍콩에서 처방없이 구매할 수 있으므로, 구충제를 먹을 때가 됐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약국에서 부담없이 구매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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