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당국이 기습적으로 미등록 교차 국경 증권 거래를 단속하면서 자산을 지키려는 중국 투자자들이 홍콩으로 대거 몰려들고 있으며, 약 540억 미국달러(한화 약 82조 9,008억 원) 규모의 자산이 걸린 이번 조치로 본토 유동성이 요동치고 있다고 홍콩 성도일보가 보도했다. 중국 규제 당국은 지난 5월 말 교차 국경 투자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을 발표하고, 중국 투자자들의 홍콩 등 해외 주식 매수를 불법적으로 도운 온라인 브로커(증권사) 3곳을 처벌했다.
이번 단속은 중국 투자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역외 시장인 홍콩에 대한 투자 전망을 어둡게 만들고 있다. 홍콩은 다양한 금융 상품과 외화 접근의 용이성 덕분에 인기를 끌어왔다. 카이위안 증권(Kaiyuan Securities)에 따르면, 기술주 상승과 높은 수익률에 이끌려 중국 개인 투자자들이 보유한 미국 및 홍콩 주식 등 역외 금융 자산 규모는 약 540억 미국달러(한화 약 82조 9,008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일부 중국 방문객들은 제재를 받은 온라인 증권사에서 홍콩 중심의 소형 증권사로 자산을 옮기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으며, 홍콩 내 은행들의 강화된 고객 실사 규정을 맞추기 위해 서두르고 있다. 그중 한 명인 중국의 은퇴한 공무원은 지난주 홍콩 구룡역에서 고속열차를 내린 직후 홍콩 증권사인 유스마트(uSmart)의 모바일 앱을 이용해 새 거래 계좌 개설을 시도했다.
이 퇴직 공무원은 앞서 홍콩에 도착한 친구가 현지 증권사에 새 계좌를 개설하고, 5월 말 규제 당국으로부터 벌금을 부과받은 증권사 중 하나인 푸투(Futu)에서 자산을 이전하는 것을 보고 이번 홍콩행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제재를 받은 온라인 증권사 3곳인 푸투, 타이거(Tiger), 롱브릿지(Longbridge)는 본토 영업 허가 없이 중국에서 영업을 유치한 혐의로 당국에 적발됐다. 중국 본토 증권사는 역외 거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 반면 홍콩 라이선스를 보유한 증권사는 본토 방문객을 대상으로 영업할 수 있다. 사안의 민감성을 이유로 익명을 요구한 이 퇴직 공무원은 "은행과 증권 계좌를 한 번에 모두 개설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수요일 웨스트까우룽(West Kowloon, 西九龍)에 있는 홍콩 증권사 유스마트와 치프 증권(Chief Securities) 지점에는 계좌를 개설하려는 30여 명의 본토 방문객으로 붐볐으며, 일부는 중국 남부 도시인 구이양(Gui Yang, 貴陽)에서 오기도 했다. 단속 이후 하루 평균 수십 명의 방문객의 계좌 개설을 도운 한 증권사 직원은 영향을 받은 본토 투자자들을 가리켜 "요즘 이곳으로 오는 '푸투 난민'이 많다"라고 전했다.
한편, 본토의 일부 소액 저축자들도 중국 당국의 자본 유출 통제 조치 속에서 강화된 고객 배경 조사를 받기 위해 HSBC(0005) 등 중국 내 영업망을 둔 은행의 홍콩 지점으로 몰려들었다. 예를 들어 HSBC는 투자 계좌 개설을 원하는 본토 고객에게 자금이 중국이 아닌 해외에서 조달되었음을 확인하는 선언서에 서명하도록 요구했다고 지난달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된 바 있다.
노무라(Nomura)의 팅 루(Ting Lu) 수석 중국 이코노미스트는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단속의 의도 중 일부는 중국인들이 자국 내에 더 많은 투자를 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당국이 저축 자금을 중국의 하이테크 부문, 특히 중국과 미국 간의 기술 격차를 좁힐 수 있는 부문으로 유도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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